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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와우이식 수술과 재활

인공와우이식 수술과 재활

인공와우이식의 대상이 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청력검사, 영상검사, 말 언어 평가 등의 검사가 필요합니다.

청력검사

순음청력검사, 어음청력검사, 임피던스 청력검사, 이음향방사, 청성뇌간반응, 청성지속반응 등의 검사를 시행하여 난청의 유형과 정도를 진단합니다. 1회 검사만으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 경우도 있으나 어떤 경우에는 시간 간격을 두고 반복해서 검사를 시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청력 검사 중 순음청력검사가 가장 중요합니다. 순음청력검사를 수행하기 어려운 어린 아동은 행동관찰 청력검사(출생~ 생후 6개월), 시각강화 청력검사(생후 6~36개월), 유희청력검사(생후 36개월 이후)와 같은 행동반응 청력검사를 시행하여 청력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만일 이러한 검사에 협조하기 어려운 영유아의 경우에는 수면을 유도한 후 청성뇌간반응 검사와 같은 객관적 청력 검사를 시행합니다.

영상검사

인공와우의 내부기기를 이식할 측두골의 상태, 인공와우의 전극을 삽입할 와우의 기형이나 골화의 유무, 청신경과 대뇌의 해부학적 이상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전산화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을 시행합니다. 선천성 난청 아동의 약 20~40%에서 내이의 기형이 동반되어 있으며, 기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불완전 분할, 전정도수관 확장증, 공동강 기형 등은 수술이 가능합니다. 드물긴 하지만 와우가 없는 경우, 청신경이나 와우신경이 없는 경우는 수술이 불가능합니다. 뇌막염 등으로 인해 와우의 골화가 진행되는 경우에는 와우가 완전히 폐쇄되기 전에 서둘러 수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말-언어 평가

난청이 있는 경우 말소리를 듣지 못해 이차적으로 말-언어 능력이 저하됩니다. 따라서 난청이 진단되면 청력 뿐 아니라, 말-언어 능력에 대한 평가도 병행하게 됩니다. 말-언어 평가에는 말소리 지각능력 평가, 말 산출 능력 평가, 그리고 언어 및 의사소통 능력 평가가 포함됩니다. 말-언어 평가는 난청이 진단된 순간부터 하게 되며, 정기적인 평가를 통해 현재 시행하고 있는 재활 치료의 효과를 점검하고, 재활 방향을 결정하게 됩니다.

기타 의학적 평가

전신 마취와 수술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전신 질환을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 소변검사, 흉부 방사선검사, 심전도검사와 중이염 등의 이과적인 질환에 대한 평가를 수술 전에 시행합니다. 또한 난청 환자에게 동반될 수 있는 안과 질환, 신경계 질환, 정신과적 질환 등을 확인하기 위해 안과, 신경과, 소아과, 신경정신과 등의 진료와 상담을 받게 됩니다.

뇌막염 예방접종

뇌막염 중 문제가 되는 세균성 뇌막염은 정상인에서 10만명 당 약 5명에서 발생합니다. 인공와우이식을 받은 경우 뇌막염의 발생빈도는 정상 청력을 가진 경우와 비교하여 다소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공와우이식 대상자는 세균성 뇌막염의 주요 원인균인 Streptococcus pneumoniae에 대한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5세 이하인 경우에는 Heamophilus influenzae type b에 대한 예방접종도 함께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내이의 선천성 기형이 있는 경우 뇌막염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데, 이는 내이와 뇌척수액 간에 비정상적인 통로가 있어 중이의 염증이 내이를 거쳐 뇌척수액으로 파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공와우이식 환자에서 뇌수막염이 발생빈도가 높은 것은 이식 수술 자체로 인한 것이라기 보다는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중에 뇌수막염의 위험성을 높이는 내이 기형을 가진 경우 (전체 이식 아동의 약 20~40%) 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2. 수술 전 재활치료

최근에는 신생아기에 선천성 난청의 유무를 진단하는 신생아청각선별검사가 도입되어 생후 3개월 이전에 난청을 진단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인공와우이식은 보통 생후 10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시행하게 되는데, 난청 진단 후 수술을 받게 되는 7~9개월의 기간 동안 수술 전 재활 치료를 꾸준히 시행하여야 합니다.

수술 전 재활 치료는 보청기를 이용하여 잔존 청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학습 환경을 제공하여 구화 의사 소통 능력을 발달시키도록 도움을 주고, 재활치료를 통해 소리에 대해 반응하는 방법을 적절히 익힌 아동은 수술 후 매핑에 더욱 잘 협조하게 됩니다. 또한 재활 치료를 통해 난청 아동의 말-언어 능력을 평가하고, 부모 교육도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재활치료는 난청이 진단된 순간부터 시행하고 인공와우이식 후에도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난청아동을 위한 최선의 방법입니다.

3. 인공와우이식 수술

수술은 전신마취 하에 진행되며 약 2~3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 귀 뒤 쪽에 약 7cm 정도의 피부절개를 가하고(그림1) 측두골의 일부분을 제거하여 와우를 노출한 후 와우에 작은 구멍을 만듭니다(그림2). 이 구멍을 통해 인공와우의 전극을 삽입하고(그림3) 피부 절개를 봉합한 후(그림4) 수일 간 피가 고이지 않도록 압박 붕대를 감아 둡니다.

수술에 따른 합병증은 드물지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요 합병증으로는 감염, 피부의 괴사, 내부기기의 이동이나 탈출, 전극의 압박이나 위치이상, 이식기의 고장, 안면신경마비, 뇌수막염 등이 있으며 부수적인 합병증으로 안면신경의 자극, 미각의 변화, 이명의 증가, 일시적인 어지러움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MRI 촬영을 위해 내부 장치의 자석을 제거할 수 있게 설계된 최근 모델의 경우 외부 충격에 의한 자석 이탈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4. 수술 후 검사

전기자극 청성뇌간반응(Electrically evoked auditory brainstem response, EABR)

EABR은 전기 자극에 의한 청성뇌간반응의 기록으로, 전기 자극에 의해 유발된 청신경에서부터 뇌간에 이르는 청각전달로의 반응을 두피에 부착한 표면 전극을 통해 기록한 것입니다. EABR의 파형들이 정상적으로 기록되면 인공와우 기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고, 청신경 말단에서부터 뇌간에 이르는 청각전달로가 인공와우를 통한 전기 자극에 적절히 반응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EABR의 역치에 해당하는 전류량은 환자가 들을 수 있는 가청 자극, 즉 T-level과 C-level 사이의 자극 강도에 해당하기 때문에, 처음 매핑을 시행하는 환자를 위한 자극 강도 설정의 참고치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EABR은 인공와우이식 환자에서 널리 이용되는 유용한 검사이지만 전기적 잡음이나 근육 잡음에 민감하기 때문에 수면이나 진정이 필요합니다.

청성 후기 반응 (Cortical auditory evoked response)

청성 후기 반응은 소리 자극에 의해 대뇌 청각 피질 부위에서 발생하는 신경 반응입니다. 인공와우이식 환자에서는 청성 후기 반응 중 P1을 주로 기록합니다. P1을 통해 소리 자극에 대한 중추청각로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고, 대뇌 가소성 (plasticity) 의 여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공와우 착용 상태에서의 순음청력검사 (CI-PTA)

인공와우이식 수술 후 청력 역치를 측정하고 매핑의 적절성을 확인하기 위해 인공와우 착용 상태에서 시행하는 순음청력검사입니다. 어린 아동의 경우에는 시각강화 청력검사나 유희청력검사를 통해 청력 역치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소음 하 말인지 검사 (Hearing in noise test)

소음 상황에서 문장 인지 능력을 측정하는 검사입니다. 소음이 정면, 좌측, 그리고 우측에 있는 상황을 만들어 문장 인지 검사를 시행하며, 실제 생활 환경에서 소음이 말지각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인공와우이식 환자가 소음이 많은 일상생활에서 겪는 장애의 정도를 정량화할 수 있으며, 보청기나 인공와우의 청각재활효과를 포괄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5. 수술 후 재활치료

인공와우이식 후 재활치료가 필요한 이유

인간은 태어나기 전부터 태중에서 소리를 듣기 시작합니다. 출생 후에는 옹알이 소리를 내고 이 소리를 듣고 즐기며 성대, 혀 등 조음 기관을 훈련하게 됩니다. 부모 등으로부터 음성 언어를 접하면서 특별한 교육없이 모국어를 습득하게 됩니다. 즉 청각을 활용하여 언어를 배우는 것은 거의 자동적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난청아동은 태중에서부터 소리 자극을 듣는 경험을 충분히 하지 못했고, 태어나서는 옹알이 및 양육자의 음성 자극에 대한 적절한 피드백을 받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난청을 가진 아동은 구어 습득을 하기 위한 준비에 치명적인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따라서 인공와우이식 전 소리를 듣지 못한 기간 동안 습득했어야 할 듣기, 말하기, 언어능력을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재활 치료가 필요합니다. 또한 인공와우이식 후 듣기 능력이 정상인보다 다소 부족할 수 있고, 환자 개인의 상태, 즉 수술 시 나이, 수술 전 청력, 와우의 기형 유무, 청신경과 대뇌청각피질의 상태 등에 따라 인공와우이식 후 듣기 능력이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집중적인 재활 치료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재활치료 기간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언어재활치료 기간은 평균 3~5년 정도입니다. 대개 40~60분의 언어치료를 주 1~2회 실시합니다. 아동과 부모가 언어치료에 열심히 참여하고, 언어치료사가 알려주는 지침, 지식, 정보를 가정에서 부모가 잘 활용하여 난청아동의 듣기, 말, 언어 발달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언어치료 기간은 단축될 수도 있습니다.

재활치료 방법

아동의 장애에 따라 언어치료를 하는 접근법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난청아동의 언어치료는 수술 전 박탈되었던 청각 기능을 보상하기 위해 철저하게 듣기 위주의 말, 언어 발달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청각구어법(AVT; Auditory Verbal Therapy) 및 구화법(Oral approach)으로 실시하여야 합니다. 이 치료법으로 난청아동이 듣는 청각적 정보를 의사소통에 적극 활용하게 할 수 있으며, 부모가 일상생활에서 아동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언어치료사에게 배울 수 있습니다.

정신지체 등 중복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청각구어법을 통한 듣기 위주의 훈련이 어렵기 때문에 수화 등을 함께 사용하는 토탈 커뮤니케이션(total communication) 방법으로 재활치료를 실시합니다.

6. 매핑

매핑이란?

인공와우이식 3~4주후에 외부기기(어음처리기)를 장착하면 처음으로 인공와우를 통해 소리를 듣게 됩니다. 어음처리기는 외부의 소리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여 측두골 속에 이식된 내부기기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환자 개개인마다 변환된 전기적 신호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어음처리기를 각 환자의 청각 능력에 맞게 조절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러한 조절 과정을 매핑(mapping)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매핑은 이식된 인공와우의 각 전극마다 T-level과 C-level을 설정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T-level (threshold level, 최소가청역치)은 감지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의 크기를 말하고, C-level (comfort level, 최적가청역치)은 불쾌감 없이 들을 수 있는 가장 큰 소리의 크기를 말합니다. 어음처리기에 T-level과 C-level을 설정하면, 환자는 T-level과 C-level사이의 소리만을 듣게 되어 외부의 소리를 불쾌감 없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게 됩니다.

매핑주기

T-level과 C-level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반복적인 매핑이 필요합니다. 첫 매핑 후 세 달 간은 2주에 한 번 매핑을 시행하고, 이후 3개월은 한 달에 한 번 매핑을 시행하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첫 작동 후 6개월이 지나면 6개월에서 1년에 한번씩 매핑을 해 주면 됩니다.

소아의 경우 보다 자주 매핑이 필요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시기는 조절될 수 있습니다. 소리의 크기가 바뀌거나 들리는 양상이 바뀌었으면 매핑이 필요하고 안정될 때 까지는 반복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의사표현이 자유롭지 못한 유소아에서는 부모가 아이의 변화를 보고 매핑이 필요한지를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소리반응이 감소하거나 목소리가 작아지는 경우, 얼굴이나 눈 주위가 씰룩거리는 경우, 아동이 기기 착용을 하루 종일 거부하는 경우, 그리고 청력이 변하였음을 호소하는 경우 등이 있으면 매핑을 다시 시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7. 수술의 효과와 예후 인자

수술 후 약 3~4주 후에 외부기기를 장착하면 소리를 듣게 됩니다. 인공와우 장착 시 청력역치는 20~40dB HL 정도로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리를 듣게 되었다고 해서 모든 말소리를 정확히 알아듣고, 말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상적인 청력을 가지고 태어난 아기가 말을 이해하고 제대로 된 의사 표현을 하기까지에는 3~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반복적인 매핑을 통해 인공와우기기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고, 집중적인 청능 및 언어 재활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난청 이외의 중복장애가 없고 내이의 기형이 없는 경우 약 1세경에 수술을 받고 집중적인 재활치료가 병행된다면 정상에 가까운 듣기와 말하기 능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반면 수술시기가 늦은 경우(학령기 이후), 심한 내이기형이 동반된 경우, 와우신경 부전증이 있는 경우, 정신치체 등의 동반장애가 있는 경우, 수술 후 재활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경우에는 듣기와 말하기 능력이 부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