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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인공와우이식 후 어떤점이 달라졌는지 체험담을 들어봅시다.

인공와우 수술 조금만 서두르세요.

2017.02.12 21:24

soriclinic

조회 수937

강인희 님 (김다영, 김도현 어머님)

안녕하세요? 김다영, 김도현 엄마입니다. 아이의 난청 사실에 놀라고 또 정보를 찾고 있는 부모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우리 두 아이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양이 인공와우 수술을 하였습니다.

다영이의 첫 난청 사실을 알게 된 건 23개월 무렵입니다. 그 당시 다영이를 출산한 산부인과에서는 난청 검사를 시행하지 않았고, 친척 중 누구도 난청이 없었기 때문에 조금의 의심도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옹알이도 제법 했고, 생후 8.9개월 무렵엔 엄마, 아빠 소리도 했습니다. 다영이는 우리가 말하는 대로 행동했고, 정상 아이와 전혀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두돌(24개월)이 다 되어도 말을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혼자 놀기를 잘 하고, 엄마의 눈을 잘 마주치지 않는 점이 조금 걱정 되어 혹시 자폐가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처음 동아대학교병원에 검사 의뢰를 했을 때, 일단 청력 검사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수면제를 먹고 하는 ABR 검사인거지요. 너무 어린 아이에게 약까지 먹여가면서 괜한 검사를 하는게 아닌가 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뒤 검사 결과는 너무도 비참했습니다. 감각신경성 난청. 들어보지도 못한 진단명이었습니다. 내 아이가 들을 수 없다니요..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하늘도 원망하고 꿈이기를 바랬습니다. 검사 결과를 믿을 수 없어 서울대니 연세대니 유명하다는 교수님 앞으로 진료 예약을 했습니다. 서울대에 청력 검사를 하러 갔을때 청력 검사실의 선생님께서 “다른 병원에서 왔으면 아무말도 안할껀데, 동아대 김리석 교수님이 인공와우로 유명하신데, 여기까지 뭐하러 왔냐” 면서 “인공와우이식은 나중에 매핑도 같이 해야 되는 긴 재활이 필요하니 가까운 데서 수술하는게 나을꺼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많은 생각 끝에 남은 검사들을 취소하고 동아대병원 난청클리닉 진료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영이의 청력은 왼쪽 90, 오른쪽 100dB 정도로 일단 보청기 재활을 시작했는데, 아이는 보청기 재활에도 많은 변화를 보였습니다. 인공와우에 대한 정보를 주로 인터넷 까페에서 얻었는데, 대부분 인공와우의 부정적인 정보가 많아서 보청기 착용만으로 달라진 다영이를 보고 참으로 많이 고민했습니다.

인공와우 수술을 꼭 해야 하나..보청기 재활을 하면 더 괜찮아지지 않을까..

다영이의 난청 사실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아마 인공와우 수술을 조금 더 미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하지만 다영이는 빨리 말을 배워야 될 시기였고, 부정적인 얘기만 듣고 수술을 미루기엔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어리석은 고민이었지요. 결국 2007년 6월, 생후 28개월 때 오른쪽 인공와우 수술을 했습니다. 보청기로도 조금 소리 인지가 가능했기 때문에 인공와우 수술은 놀라운 변화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소리 인지가 가능해지면서 말을 습득하고 산출하는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조금 더 빨리 수술을 할 껄..” 하는 게 이후 제일 먼저 든 생각이었습니다.

동생 도현이는 산부인과에서 난청 판정을 받고 역시 동아대에서 ABR을 했습니다. 다영이보다 조금 더 안좋은 청력, 양측 모두 100dB 이었습니다. 누나 다영이가 난청이고 인공와우 수술의 큰 효과를 얻었기 때문에 도현이는 최대한 빨리 수술하고 재활하기를 원했습니다. 도현이는 생후 10개월 되던 때에 역시 오른쪽에 인공와우 수술을 했습니다.

다영이는 생후 28개월에, 도현이는 생후 10개월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았는데요, 다영이가 수술 후 더 오랜기간 동안 재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도현이가 훨씬 말 이해나 산출 능력이 좋다고 느낍니다. 도현이는 정상 아이들이 듣고 말할 시기에 조기 인공와우 수술로 인해서 소리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도현이는 정상 또래 아이와 별 다른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의사소통을 잘 합니다.

처음 난청 사실을 알고 와우에 대한 지식이 없어 수술을 꺼리시는 분들..

제가 감히 장담합니다.

조금만 서두르십시오.

슬퍼하고 원망하는 것을 빨리 끝내시고 수술 후 재활에 힘쓰십시오.

수술이 빠르면 빠를 수록 정상아이와 같은 시기에 듣고 말할 수 있습니다.

2010년 9월, 12월에 다영이, 도현이는 왼쪽에도 두 번째 인공와우 수술을 받았습니다.

한쪽 귀로도 들을 수 있지만 조물주가 왜 우리에게 두 귀를 주었을까요? 조물주가 우리에게 주지 못한 청력을 우리는 김리석 교수님의 양측 인공와우 수술로 얻을 수 있습니다. 양측 수술 한지는 얼마 되지 않아서 확 달라진 아이들의 모습은 느낄 수 없지만 확신합니다. 변화가 더디더라도 언젠가는 훨씬 나아진 아이들의 생활을.

앞으로 재활의 길이 멀고도 험합니다. 내 아이를 위해서 조금만 더 서두르십시오.

아이의 미래는 누구도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 부모님만이 그 책임을 떠안아야 할 사람들이기에 현명하게 생각하시고 결정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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