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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인공와우이식 후 어떤점이 달라졌는지 체험담을 들어봅시다.

인공와우이식으로 찾은 행복

2017.02.12 21:32

sori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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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님(곽규영님의 아내분)

* 인공와우이식을 받은 곽규영님의 아내분이 쓰신 글로, 양희은·강석우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시대’에 소개된 사연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울산에 사는 지은이라고 해요. 전 신장이식 실패 후 항생제 때문에 난청이 와서 2007년부터 보청기를 양쪽에 착용하고 있고요, 오빠도 항생제 부작용으로 20년 전에 아예 안 들리게 되었죠. 저희는 신장병 환우들을 위한 모임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어요. 저희는 청각장애 2급이에요, 청각장애는 1급이 없어서 제일 높은 등급이죠. 남편이랑 같이 투석을 하며 함께 지낸지 1년 반을 지나고 있네요.

그런데 남편이 어떻게 라디오를 듣냐구요? 2011년 8월 23일에 인공와우수술을 받았는데, 가장 기억에 남고 자랑하고 싶은 것이에요. 수술하기 전 의사선생님께서 투석환자는 와우수술이 처음이라고 많이 염려 하셔서 저희도 고민이 되고 여러 가지로 걱정이 많았지만 오빠가 워낙 하고 싶어 해서 수술을 했어요. 다른 와우수술 하는 사람들보다 한 시간은 더 걸렸지만 다행히 무사히 수술이 잘 되었어요. 수술하면 그냥 바로 소리를 듣는 건 줄 알았는데 언어연습도 해야 하고 변별력도 길러야하고 제대로 듣기까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지금은 재활을 열심히 해서 변별력도 좋아지고 동아대병원에서 수술한 분들 중에서 정말 빠르게 나아지고 있대요. 라디오까지 듣고 저랑은 통화도 한답니다. 저는 라디오를 들을 때 간혹 들리는 단어들을 연관 지어서 어떤 내용인지 판단하거든요. 오빠는 긴 문장도 잘 알아들어요. 오빠는 세탁소에서 일 하는데요, 거기서 수선하고 다림질 하는 동안 라디오들은 걸 저에게 이야기 해줘요. 20년 만에 들을 수 있게 되어 많이 들어보고 싶은지 라디오에 케이블을 연결해서 듣기 시작 했지요. 의외로 잘 듣고 저에게 라디오에서 들은 소식이나 정보를 말해줘요. 라디오 듣는 것이 재활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인공와우수술을 했다고 해서 다 듣는 것은 아니고 외부기기를 빼면 소리를 들을 수 없어요. 소리를 듣다가 기계를 빼면 멍~하다네요. 잘 때는 외부기기를 빼야하고 씻을 때도 빼야하고 오빠가 산악자전거를 타는데 외부기기 때문에 헬멧이 안 들어가요. 산에 가서 혹시라도 자빠져서 구르면 머리라도 다칠까봐 조마조마해요. 나는 남편이 산에 자전거 타러 가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오빠가 좋아하고 운동을 위해서 가는 거니까 크게 말리지는 못하고 조심하라고 당부만하네요.

전 귀가 안 들리니 삶의 낙이 없더라고요. 오빤 저보다 더 안 들리는데 열심히 사는 모습이 너무 멋져요. 오빠가 안 들릴 땐 집에서 대화가 없어서 입에서 단내가 났는데 이젠 대화를 자주해요. 오히려 제가 안 들릴 때가 더 있어요. 오빠를 만나기 전에는 내 장애가 부끄러웠는데 오빠를 만나면서 나의 장애로 인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보고 듣고 생각하고 기침하고 아주 소소한 것들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하기보다 감사한 것으로 여기게 되었어요. 저희는 아기를 가질 수 없고 장애를 하나도 아닌 두 세 개씩 가지고 있지만 한 쌍의 바퀴벌레처럼 끝까지 열심히 살려고 해요. 우스갯소리로 우린 장애등급이 특급이랍니다! 하하하~ 끝으로 내 사랑하는 남편에게 한 마디 하고 싶어요! 주름도 대따 많고 키도 쪼맨하고 못생긴 규영 오빠! 가끔은 나도 사람이라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고 비교하게 되지만 오빠만큼 좋은 사람 없다는 걸 알아. 오빠, 내년엔 우리 좀 더 열심히 살아보자. 아니 지금처럼만 하면 딱 좋아! 언제쯤 둘 다 신장이식하고 건강해 질진 모르겠지만 함께 이 세상 잘살아보자.

사랑하고 사랑해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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